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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그리고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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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목눈 작성일 11-04-07 11:08 조회 5,301회 댓글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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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국에 입국한지 어느덧3년이 다 되어갑니다. 이기간동안 한국사회에 정착하기위해  여러가지 직업훈련도 받아왔지만 그것만으로 자신이 원하는 회사에 취업할수 없다는것을 알게 되었을때 모든것이 허무하게만 느껴지면서 앞날이 한없이 걱정되기만 하였습니다. 그래도 나름대로 열심히 살려고 애를 쓰고 있는데 취업이 정말 난관이였습니다. 훈련수료후 40일지났지만 그때까지도 취업을 하지 못해 안타까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중에 선배님으로부터 카페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대한성공회 gfs 라는 단체에서 탈북여성들의 취업을 보장해주기 위해서 카페 그레이스라는 커피점을 내오고 탈북여성들을 채용하고 있다는것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혹시 그동안 다른 사람을 채용하지는 않았는지..... 제발 아니였으면하고 기도도 해보았습니다.다행이도 사람을 뽑고 있는중이라 제가 면접보러 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10월 6일부터 새로운 일터에서 사회생활의 첫 발을 딛게 되었습니다. 커피만드는 일도 저의 취향에 맞았고 본부장님을 비롯하여 운영위원님들도 너무나도 친혈육처럼 친절하게 저를 대해주시니 정말 저는 복받았구나!하는 생각을 여러번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이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열심히 일해야겠다고 속다짐도 하였구요.  모든일이 결코 싶지만은 않았습니다. 북한에서 커피문화를 모르고 살아왔던지라 커피도 낯설었지만 커피이름도 생소하여서 익히기가 쉽지만은 않았습니다.그래도 이제부터는 내가 카페의 주인으로서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커피를 만들어드릴려면 하루빨리 정통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나름대로 집에 가서도 복습도 했습니다. 한번은 (아메리카노)를 (어메리카노)로 발음해서 손님이 보지않게 돌아서서 웃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외래어사용이 많은관계로 미처 알아듣지못하여 주츰한때도 있었구요, 북한말투때문에 손님들앞에서 자신감이 없이 대화하다보니 가끔은 <중국에서 왔어요?>하고 물어보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어느 일요일엔가는 손님이 2천원짜리 커피를 주문했는데 카드를 긁고 영수증을 드리면서보니 2천5백원으로 찍혀 있는것을 보고 깜짝 놀라며<저.. 카드 좀주세요 잘못 찍혔네요>하고 여자분에게서 카드를 받아쥐고 다시 수정하고 있는데 옆에 같이온 남자분이 저보고 뭐라고 하는거예요( 여기가 교회인데 그렇게 하면 안되지요...) 순간 저는 그손님이 이해가 되지 않아서 살짝 눈총을 쏴주었습니다. 내가 뭘 잘못했는데, 그렇게 하면 안된다는건지, 내가 잘했다구 한적두 없는데 말이예요, 전 화가나서 뭐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참았어요. 그때 함께 일하는 세라씨가 저의 말투가 상대방에게 좋지 않게 들렸을거라고 하는것이였습니다. 결국은 이북의 투박한 말투때문에 손님이 오해를 하신거죠. 아직도 배워가야할것이 너무나도 많았습니다.이렇게 실수도 해가면서 배우기도하면서 일하다보니 6개월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받은 스트레스도 많았지요. 하지만 저는 그것을 새로운것을 배워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서 이겨내면서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탈북여성들을 귀하게 여기시고 안정된 일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하여 심혈을 기울여주신 회장님을 비롯한  운영위원님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정말이지 저에게 있어서 카페그레이스는 사막의 오아시스와도 같은 존재였습니다.물론 이곳이 아니면 다른일자리도 찾았겠지만 지금하고있는일이 너무나도 재밌고 삶의 희열을 느끼게 하는 일인것같아 너무나도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댓글목록

오르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오르미 작성일

오목눈님! 이 글을 보니 매일매일 카페 그레이스에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떠오르네요.
북한사회와 문화적으로 너무나도 다른 이곳에서 정착하느라고..취업하고 적응하고..얼마나 힘들었을지 감히 상상해 봅니다.
성장통이라고 생각하고 즐겁게 일하다보면 이곳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과도 친해지고 또 이곳의 문화에도 서서히 적응되겠지요. ㅎㅎ..
근데 우리의 오목눈님, 정말 글을 잘쓰시네요. 진솔한 표현에 감동받았어요~~
살아가는 얘기 자주 올려주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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